발이 편한 신발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출퇴근길은 물론, 주말의 가벼운 산책과 러닝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단 하나의 신발을 찾는 여정. 저 역시 매번 새 신발을 살 때마다 '이번엔 제발...' 하는 마음으로 수많은 리뷰를 뒤지곤 했습니다. 특히 저처럼 하루 종일 서서 일하거나, 조금만 걸어도 발바닥에 불이 나는 분들이라면 이 고통, 너무 잘 아실 거예요.
오늘, 그 지긋지긋한 '신발 유목민' 생활을 끝내줄 수도 있는, 어쩌면 당신의 인생 신발이 될지도 모르는 '호카 본디9 와이드'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단순히 '편하다'는 한마디로 끝낼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직접 제 돈 주고 사서 아스팔트와 흙길을 달리며 몸으로 부딪힌 솔직하고 가감 없는 후기,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첫 만남, 구름 위를 걷는다는 말의 진짜 의미
왜 하필 호카 본디 9 와이드였나?
2025년 2월 14일, 제 생일을 기념해 스스로에게 큰 선물을 하나 했습니다. 바로 롯데백화점에서 219,000원을 주고 구매한 호카 본디 9 와이드였죠. 사실 처음부터 호카라는 브랜드를 잘 알았던 건 아니에요. 트레일러닝에 슬슬 재미를 붙여볼까 하고 관련 장비를 찾다 보니, 유독 '호카'라는 이름이 자주 눈에 띄더군요.
하지만 트레일러닝은 완전 초보인데, 덜컥 20만 원이 넘는 전문 신발을 사기엔 부담이 컸습니다. 그러면서도 오래 걸어도 발이 아프지 않은 일상화도 절실히 필요했고요. 바로 이 지점에서 호카의 '본디' 시리즈가 제 레이더에 딱 걸렸습니다. 워낙 유명하다고 하니 매장에 가서 속는 셈 치고 신어봤는데... 와, 발을 넣는 순간 '아, 이건 사야겠다'는 확신이 들더군요. 그 폭신함은 정말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를 감각이었어요!
단순한 쿠션이 아니다, 본디 9의 기술력
매장 직원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고객님, 본디 9은 원래 최대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일상화, 워킹화로 출시된 모델이라 전문적인 러닝이나 트레일러닝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라고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가격에, 이 기술력을 일상에서만 썩히기엔 너무 아깝지 않나요?!
호카 본디 9의 핵심은 단연 압축 성형 EVA 폼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미드솔(중창)입니다. 남성용 기준 뒤꿈치 높이가 무려 33mm에 달하는데, 이 두툼한 쿠션이 지면의 충격을 모조리 흡수해 버립니다. 덕분에 딱딱한 아스팔트 위를 걸을 때 무릎과 발목에 전해지는 스트레스가 드라마틱하게 줄어들죠.
여기에 호카의 시그니처 기술인 '메타-로커(Meta-Rocker)'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신발 앞뒤가 살짝 들려있는, 마치 흔들의자 같은 독특한 디자인인데요. 이게 걸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발을 앞으로 굴려주어, 마치 누군가 뒤에서 살짝 밀어주는 듯한 추진력을 느끼게 해 줍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와이드(Wide) 모델, 발볼러들의 해방구
저는 발볼이 넓은 편은 아니지만, 오래 걸으면 발이 붓는 타입이라 넉넉한 신발을 선호합니다. '와이드' 모델은 저 같은 사람들에게 정말 한 줄기 빛과 같습니다. 발가락이 옴짝달싹 못 하던 기존 신발들과 달리, 발가락 하나하나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거든요. 발볼 때문에 항상 신발 사이즈를 올려 신어야 했던 분들이라면, 이 해방감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아실 겁니다.
🎥 이 신발 못생겼다 생각했는데 매장은 왜 꽉 차 있을까? 호카 러닝화 🎥
아스팔트 위에서의 솔직 담백 러닝 후기
광안리 8km, 설렘과 아쉬움의 공존
본디 9을 신고 처음으로 달려본 곳은 제가 사랑하는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이었습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8km를 달렸죠. 처음 5~6km까지는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쿠션감 덕분에 피로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어요.
문제는 6km가 넘어가면서부터였습니다. 엄지발가락 가장자리 부분이 살짝 쓸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 발은 폭이 좁은 '칼발'인데 신발은 '와이드' 모델이다 보니, 땀이 차면서 발이 신발 안에서 미세하게 놀기 시작한 거죠. 이런 미세한 움직임이 반복되면서 마찰이 생긴 겁니다.
본디 9 와이드, 어떤 러너에게 최적일까?
이 경험을 통해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호카 본디 9 와이드는 5km 내외의 짧은 거리를 편안하게 즐기는 조깅이나, 관절 보호가 최우선인 회복 러닝에 정말 최고의 신발이라는 것을요! 특히 과체중으로 인해 무릎에 부담을 느끼는 러너들에게는 이만한 선택지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10km 이상 장거리를 뛰거나, 기록 단축을 목표로 하는 스피드 훈련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풍성한 쿠션이 폭발적인 반발력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 칼발인 분들은 와이드 모델에서 발이 놀아 물집이 생길 수 있으니, 자신의 발 모양과 러닝 스타일에 맞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야경 맛집, 북항 친수공원에서의 힐링 런
퇴근 후 제가 자주 찾는 북항 친수공원. 이곳에서 본디 9을 신고 달릴 때면 그 진가가 제대로 발휘됩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며 만드는 황홀한 야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달리다 보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지거든요. 이럴 때 필요한 건 스피드가 아니라,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며 달리는 즐거움 그 자체니까요. 본디 9의 편안함은 바로 그 '즐거움'을 극대화해 주는 최고의 파트너였습니다.
예상 밖의 도전, 이기대 트레일러닝
일상화로 산을 오르다?! 무모하지만 설레는 도전
"트레일러닝은 하고 싶은데, 신발은 없고... 그냥 이걸로 가보자!"
네, 그렇게 무모한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본디 9의 두툼한 플랫폼을 보면 산길의 불규칙한 계단을 오르기엔 조금 위험해 보인다는 걸 저도 알고 있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어제 이기대 해안산책로의 계단을 빠르게 오르다가 신발 앞코가 계단 모서리에 턱! 걸리면서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손으로 짚고 무릎으로 살포시 착지해서 다치진 않았지만,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죠.
이는 본디 9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트레일러닝화는 낮은 지상고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접지력 높은 아웃솔(밑창)로 미끄러움을 방지하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반면 본디 9은 지상고가 높아 발목이 꺾일 위험이 있고, 아웃솔 역시 도심 환경에 맞춰져 있어 젖은 흙이나 바위에서는 다소 미끄러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뷰는 모든 걸 용서했다!
넘어질 뻔한 아찔함도 잠시, 이기대 해안산책로가 제게 선물한 풍경은 그 모든 것을 잊게 할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동해 위로 떠 오르는 붉은 태양, 오륙도를 감싸는 아침 안개... 이 광경을 보기 위해 달렸구나 싶을 정도로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고프로로 담아 온 영상은 조만간 편집해서 꼭 보여드릴게요!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 채 원점회귀 했을 때의 그 상쾌함! 다음엔 꼭 갈아입을 티셔츠를 챙겨가야겠어요. 땀 식으니까 너무 춥더라고요. ^^
아, 그리고 이번에 2만 원대로 구매한 트레일러닝 조끼는 정말 물건이었습니다. 허리에 차는 러닝 벨트와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몸에 착 달라붙어서 흔들림이 전혀 없으니, 뛰는 내내 신경 쓰이는 게 하나도 없었어요. 공복에 달려 허기진 배는 달달한 비락식혜 한 캔으로 채우니, 그야말로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최종 결론: 호카 본디 9 와이드, 당신에게는 어떨까?
이런 분들께는 인생 신발이 될 겁니다!
-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분 (교사, 간호사, 판매직 등)
- 발바닥, 무릎 통증으로 오래 걷기 힘드셨던 분
- 푹신하고 편안한 워킹화, 조깅화를 찾는 분
- 과체중으로 관절 보호가 최우선인 러너
- 발볼이 넓어 편한 신발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던 분
이런 분들은 한 번 더 고민해보세요!
- 기록 단축을 목표로 하는 전문 러너
- 험준하고 기술적인 코스를 달리는 트레일러너
- 가볍고 반발력 좋은 신발을 선호하는 분
결론적으로 호카 본디 9 와이드는 '최고의 컴포트화'이자 '다재다능한 올라운더'입니다. 특정 분야의 1등 전문가는 아니지만, 여러 분야에서 80점 이상을 해내는 팔방미인 같은 신발이죠. 일상과 가벼운 운동의 경계를 넘나들며 제 발에 최고의 편안함을 선물해 준 본디 9. 여러분의 신발장에도 이런 든든한 지원군 하나쯤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번엔 또 다른 흥미진진한 러닝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